이스라엘 휴전 협상 마침내 진전? / 우크라이나 중국 비난 / 영국-중국 스파이 전쟁

1.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 협상, 미국의 중재 속 진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안에 ‘신중한’ 지지를 표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내각 내 극우파 인사들은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 합의에 반대하며 연정 탈퇴까지 경고하고 있어 향후 협상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입니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많은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바이든에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은 반드시 휴전을 이끌어 내야 하는 사안입니다. 바이든의 재선 가능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거예요.  

  •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의 3단계 휴전안에 하마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이스라엘 내 강경파들의 반발이 거세다고 전했습니다.
  • 파이낸셜타임스는 휴전 합의가 성사되지 않으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관계 정상화 등 미국이 추진 중인 중동 질서 재편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이코노미스트는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이스라엘 내 정국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네타냐후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라이벌인 베니 간츠도 전쟁 내각에서 물러나겠다면서 네타냐후를 압박하고 있는데 얄궂게도 전쟁 직후 급락했던 네타냐후의 지지도는 강경일변도를 보이면서 많이 상승한 상태입니다. 네타냐후는 과거에도 동물적인 정치적 감각으로 숱한 위기에서 기사회생해 별명이 ‘마술사’라고도 하더군요.

더 자세히 읽기: 네타냐후는 인질 석방을 위한 일시적인 휴전에는 동의할 용의가 있지만 이후 상황에 따라 전쟁을 재개할 수 있는 옵션을 원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이스라엘 내부 분위기와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전합니다.

2. 우크라이나, 중국 강력 비난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젤렌스키는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이달 주최하는 평화회담의 보이콧을 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자국의 목표가 평화라고 반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중국의 지지를 기대했으나, 전략을 선회해 중국을 정면 비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평화회담은 6월 15~16일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립니다. 젤렌스키에 따르면 지금까지 106개국이 참석을 확정했다고 해요. 한국도 참석하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할 수가 없네요.

3.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당선

멕시코 대선에서 좌파 모레나당의 클라우디아 쉐인바움 후보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승리하면서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전망입니다. 쉐인바움은 현 대통령인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후계자로, 그의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마약 카르텔 폭력, 높은 살인율, 불법 이민 등 멕시코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멕시코는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면서도 임금이 저렴하고 미국으로부터 관세 혜택을 받는다는 장점으로 최근 ‘니어쇼어링’의 수혜를 많이 얻었습니다. 하지만 마약 범죄의 만연으로 ‘실패국가’란 오명까지 받고 있죠. 전임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카르텔과의 연관성도 종종 제기됐는데 쉐인바움은 얼마나 다를지…?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 월스트리트저널은 쉐인바움이 압승하면서 그의 당이 의회에서도 개헌이 가능한 의석을 확보했다고 보도했고,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멕시코 민주주의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 이코노미스트는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을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하면서도, 쉐인바움이 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습니다.
  • GZERO는 쉐인바움이 현 대통령의 계승자로서 정책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미국과의 관계 설정, 치안 문제 대응 등에서 기존과는 다른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4. 중국-러시아 천연가스관 협상, 중국의 강경 자세로 난항

중국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도입을 위한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프로젝트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합의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 사안의 타결을 요청했지만, 중국은 국내 보조금 수준의 가격을 요구하는 등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러 제재로 인해 중국에 대한 러시아의 의존도가 높아진 점이 협상력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시베리아 가스관 프로젝트는 몇 년 전부터 러시아가 추진하던 것이었지만 중국은 계속 협상을 끌어왔습니다. 독일이 러시아 가스관으로 쉽게 에너지를 공급받으며 의존도가 높아지다가 어떤 꼴을 당했는지에서 교훈을 얻은 게 아닌가 싶어요.

이제 미국과 정면 대결을 하게 되면 해상 봉쇄가 발생할 경우 에너지 수급이 난망해질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최근 내륙의 루트를 개척하고 있는데 가스관도 그 중 하나가 될 겁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다급한 반면, 중국은 서두를 게 없죠.

더 자세히 읽기: 러시아의 대중국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고 이젠 ‘조공국vassal state‘라는 표현까지 나오죠. 러시아 이야기를 하면 스티븐 코트킨의 4월 포린어페어스 기고문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습니다. 분량이 길긴 하지만 꼭 읽어보시길. 제가 번역한 PADO 소개 버전이 있습니다.

5.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추 투자 대폭 확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향후 7년간 최대 1조 달러를 들여 석유 시추와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는 화석연료 수요 감소에 따른 ‘피크 오일’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OPEC+는 감산 규모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는 유가
방어를 노린 조치로 보입니다. 

  • 파이낸셜타임스는 아람코의 대규모 투자가 사우디가 석유 부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장기적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이코노미스트는 아람코의 계획은 에너지 전환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의구심을 표했습니다.

6. 영국-중국 스파이 전쟁 격화

중국 정보당국이 영국 정보기관이 중국의 “중앙 정보 기관”에서 일하는 중국인 부부를 스파이로 포섭했다고 주장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중국의 영국 및 유럽 내 스파이 활동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런던과 베이징의 갈등은 영국의 대중국 정책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은 중국이 영국, 유럽, 호주, 캐나다 등에서 포섭 활동을 벌인 것에 대한 폭로가 주였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중국이 ‘맞불’을 놓는 모양새입니다.

7. 아프리카국민회의, 사상 최악 성적…남아공 정국 혼미

넬슨 만델라가 이끌었던 아프리카국민회의(ANC)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총선에서 사상 최악의 성적을 거두면서 차기 정부 구성이 불투명해졌습니다. ANC의 득표율은 40% 선에 그쳐 의회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는데, 이는 부패와 실업, 범죄 등 난맥상을 해결하지 못한데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으로 해석됩니다. 주요 야당들은 ANC와의 연정을 거부하고 있어 정국 혼란이 예상됩니다.

  • 파이낸셜타임스는 남아공의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이코노미스트는 110년 역사의 ANC가 위기에 처했지만, 야당들도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8. 나이지리아, 친중 성향 신임 대통령 당선

나이지리아 대선에서 친중 성향의 볼라 티누부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그는 선거 운동 기간 ‘중국식 경제 모델’을 언급하며 인프라 투자와 산업 발전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중국은 최근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이지리아의 정권 교체가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 GZERO는 티누부의 당선으로 중국의 아프리카 영향력 확대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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