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극우정당 약진에 조기 총선 발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에 완패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하원을 해산하고 6월 30일 조기 총선을 발표했습니다. 마크롱은 극우의 약진이 프랑스와 유럽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정당들이 독일과 프랑스에서 선전하며 의석수를 크게 늘렸습니다. 특히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이 마크롱의 르네상스연합을 누르고 프랑스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놀랍습니다. 이번 결과로 유럽의회는 반이민, 반환경 노선이 강화될 전망입니다.
얼마 전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가 그랬듯, 보통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발표하는 건 정치적인 승부수로 읽힙니다. 그런데 수낵 총리나 마크롱 대통령이나 모두 그다지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승부수라 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네요.
뉴욕타임스도 어안이 벙벙한가 봅니다. 마크롱의 결정은 의외였으며 그 여파가 불투명해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단정 짓기 어렵다고 NYT는 말했습니다. 하원 내 마크롱 세력이 약화되고 극우의 선전에 더는 손 놓고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 파이낸셜타임스는 마크롱이 임기 중반에 하원을 해산한 것은 여당의 의석이 불안정했기 때문이며, 극우의 약진에 정치적 돌파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2. 베니 간츠, 네타냐후 총리 비판하며 이스라엘 비상내각 사임
이스라엘 야당 지도자 베니 간츠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 전쟁 대응을 비판하며 긴급연정에서 탈퇴하고 조기 선거를 요구했습니다. 간츠는 하마스와 협상을 통해 인질을 풀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중도적 성향인 간츠의 이탈은 네타냐후가 휴전 협상에서 계속 극우 강경파에게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충분히 예상됐던 일입니다. 이스라엘 정국이 어느 쪽에게 더 유리하게 흘러갈지 두고볼 일입니다.
3. 이스라엘, 가자지구 인질 구출 작전 실시
적어도 현재로서는 이스라엘 내부 분위기가 중도파에 유리하게 흘러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이 지난 8일 가자지구 중부에서 인질 구출 작전을 실시해 4명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외부의 위협이 계속되면 강경파가 득세하기 쉬운데 지금 이스라엘의 분위기도 비슷합니다. 네타냐후의 지지도는 하마스의 작년 10월 공격 직후에는 급락했다가 최근에는 강경한 대응 덕분에 살아나는 모양새입니다.
어떻게든 11월 대선 전에 중동의 혼란을 진정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은 이번에도 허사로 돌아갈 것 같습니다.
-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과 이스라엘-사우디 관계 개선을 위해 중동 순방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인질 구출 작전으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입니다.
- 작전 과정에서 다수의 팔레스타인인 사상자가 발생해(일설에는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아랍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으며, 하마스는 가자 주민 안전 보장이 없으면 협상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어디까지 벌어질 수 있을지,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이 끊기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지(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지만요)도 두고 볼 일입니다.
4. 바이든, 여론조사에서 경제 능력에 대한 인식 개선
파이낸셜타임스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의 바이든과 트럼프의 경제 부문에 대한 인식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월에는 트럼프가 바이든에 비해 11%p 앞섰는데 이번 조사에선 그 격차가 4%p로 줄어든 것입니다.
바이든 행정부 하의 미국 경제는 그 성적이 꽤 훌륭한 편인데 두드러진 인플레이션 때문에 유권자들의 인식에는 제대로 반영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실제 경제 수치가 체감으로까지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다른 큰 이변이 없는 한 경제에 관련한 지지도는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크게 밀리진 않게 될 것 같습니다.
5. 이란 대선 후보에서 중도개혁파 배제…강경보수 대세
헬기 사고로 숨진 이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조기 대선에서 중도개혁성향 인사들이 대거 탈락했습니다. 최종 후보 6명 중 5명이 강경보수파 인사들이며 중도개혁파는 1명뿐입니다.
사실상 선거 결과는 이미 예정돼 있다고들 보고 있습니다. 모하마드 바게르 칼리바프는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친척이자 이란 혁명수비대 장성 출신입니다. 보통은 이란 대통령이 되면 그 다음에는 최고지도자로 오르는 편인데 칼리바프는 성직자가 아니라 아무래도 하메네이가 자신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다음 최고지도자로 앉히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6. 일본 경제, 순풍에도 여전히 소비 부진
요즘 일본 경제의 움직임에 관심 두고 있는 사람이 저 뿐만은 아니겠죠. 적어도 증시에서는 ‘잃어버린 30년’이 끝난 것 같은데 이제 이 온기가 경제 전반에 도느냐가 문제입니다. 몇몇 기업에서 선제적으로 임금 인상 선언도 해서 정말 이번만큼은 다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나온 데이터는 회의론에 무게를 더합니다. 오늘 정부의 공식 GDP 통계가 나오는데 지난달 나온 예비 통계에 따르면 연간으로 환산시 경제가 2% 수축했다고 하거든요.
가장 눈에 띄는 건 소비의 부진입니다. 4분기 연속으로 줄고 있어요. 이는 엔화 약세의 영향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엔화 너무 저렴해서 일본 여행하기 최적의 시기이긴 한데 말이죠. (가을쯤 또 가볼까 고민 중…)
부록: 워싱턴포스트 편집장의 사임 논란
언론계 종사자들만 관심 있는 소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워싱턴포스트에
서 지난주 편집장이 사임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것이 근래 발행인이자 CEO로 새로 임명된 윌 루이스가 자신의 기자 시절과 연관된 기사를 발행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가 일어난 일이라고 해서 논란입니다.
AP가 이 사건을 정리한 기사가 흥미로운 시사점을 줍니다.
- 윌 루이스는 영국의 전화 해킹 스캔들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자신의 신문과 다른 매체에서 이 사실을 숨기려 했다는 질문에 직면해 있습니다.
- 루이스는 영국인이고 데일리텔레그래프의 에디터를 역임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2014년부터 6년간 WSJ의 발행인·CEO를 지내는 등 미디어 경영자로서 활약했고요.
- AP는 이 사건이 영국과 미국의 저널리즘 접근 방식의 차이를 보여주며, 미국 미디어 커뮤니티에서 신뢰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 발행인이 뉴스 결정에 개입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윤리 위반으로 간주되며, 특히 발행인 자신과 관련된 사안일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영국 언론의 ‘전반적인’ 저널리즘 접근 방식에 대해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가 깊진 않습니다만 AP 기사가 말하는 것처럼의 차이가 영국과 미국 언론 사이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영국도 BBC처럼 저널리즘 윤리에서 철저하게 접근하는 곳(음.. 그게 실제로 잘 적용되고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고요)이 있는가하면 미국도 윤리적으로 미심쩍은 방식까지 쓰면서 취재하는 곳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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