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40여년만 최약세 / 스리랑카, IMF위기 극복 희망 / 오젬픽의 기적은 어디까지?

여러분, 일본 당국이 개입하기 전에 일본 여행 많이 가세요. 역대급으로 엔화가 싸답니다.

오젬픽이 불임 치료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이제 탈모만 해결하면 인류의 구원자가 될 거 같습니다.

그밖에도 2024년 6월 27일의 세계에는 이런 소식들이 있답니다:

  • 유튜브, AI 음악 생성 도구 개발 위해 음반사들과 협상
  • 스리랑카, 경제위기 극복 희망
  • 케냐 대통령, 대규모 시위 후 세금 인상안 철회 발표
  • NATO 새 사무총장은 ‘트잘알’
  • 팔레스타인 병합을 꿈꾸는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
  • 미국 기업에게 인도가 중국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UAE,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포로 교환 중재
  • 벤앤제리스 창업자들 ‘정치적 활동, 비즈니스에 도움 된다’

궁금하신 점이나 기사에 대한 의견 등의 피드백은 늘 환영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많은 소개 부탁드려요!

—에디터 김수빈 드림

일본 엔화, 1986년 이래 최약세

(출처: FT)

일본 엔화가 미국 달러 대비 1986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FT)

  • 수요일 엔화는 달러 대비 0.6% 하락한 160.65엔을 기록했으며, 이는 일본 재무성이 지난 4월 사상 최대 규모인 9조8000억 엔을 투입해 엔화를 지지했던 수준을 넘어선 것입니다.
  • 일본의 최고 통화 당국자인 간다 마사토는 엔화 약세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과도한” 움직임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엔화가 162엔까지 급등할 경우 일본 정부가 다시 개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국 통화 약세는 수출 경쟁력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입 물가 상승으로 국민 생활비에는 압박 요인이 됩니다.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겐 부담이죠.

  • 올해 들어 엔화는 달러 대비 12% 하락했으며, 이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감소와 일본은행의 신중한 금리 인상 태도 때문입니다.

흠흠, 어쨌든 일본 여행하기에는 최적의 시기라 할 수 있겠죠.

유튜브, AI 음악 생성 도구 개발 위해 음반사들과 협상 중

유튜브가 인공지능(AI) 음악 생성 도구 개발을 위해 주요 음반사들과 라이선스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FT)

  • 이는 작년에 제한적으로 테스트했던 ‘Dream Track’ 도구를 확장하려는 시도의 일환입니다. 유튜브는 소니, 워너, 유니버설과 같은 대형 음반사들에게 일시금을 제안하며, 더 많은 아티스트들이 AI 소프트웨어 학습에 자신들의 음악을 사용하도록 허용하게 하려 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많은 아티스트들은 AI 음악 생성이 자신들의 작품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음반사들은 이 기술의 잠재력을 인식하면서도 아티스트들의 우려를 고려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습니다.

스리랑카, 경제위기 극복 희망

스리랑카가 58억 달러 규모의 채무 구조조정에 대해 채권국들과 합의를 이루어냈습니다. 이는 2022년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이후 2년 만에 이루어진 중요한 진전입니다. 세한 세마싱헤 재무장관은 이번 합의를 “채무 위기 종식을 향한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습니다. (FT)

  • 라닐 위크레메싱헤 대통령은 국민 연설을 통해 이번 합의로 스리랑카가 2028년까지 모든 양자 채무 상환을 연기하고 2043년까지 상환 기간을 연장받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대외 채무 상환 부담이 2022년 GDP 대비 9% 이상에서 2027년 4.5% 미만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코로나19로 많은 나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스리랑카는 잘못된 정책 대응으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국가 부도’ 사태까지 겪었습니다. 그 주된 원인 중의 하나가 성급한 유기능 보급 정책(미생물 농업에 대한 PADO 기사 주석 11번 참조)이어서 관심 있게 보고 있었어요.

대대적인 시위로 대통령이 자진 하야할 정도였기 때문에 앞으로 스리랑카가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지금까지는 매우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말 파키스탄의 대표적인 언론 Dawn에 스리랑카 경제 회복의 비결에 대한 칼럼이 올라온 적이 있는데 이것도 같이 읽어보시면 좋겠군요.

  • 스리랑카가 2년 전 겪었던 심각한 경제 위기에서 놀라운 회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70%에서 5.9%로 감소했고 경제는 1년 반 만에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러한 회복의 중심에는 라닐 위크레메싱헤 대통령의 리더십이 있었습니다.
  • 위크레메싱헤 대통령은 정치적 대가를 치르더라도 필요한 경제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그의 경험과 국제 무대에서의 신뢰도는 IMF의 구제 금융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스리랑카의 강력한 대통령제 시스템은 그가 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혁 의제를 밀어붙일 수 있게 했습니다.
  • 그러나 스리랑카의 경제 회복은 여전히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인도와의 영토 분쟁 가능성과 임박한 선거에서 경제 개혁에 반대하는 정당이 승리할 수 있다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주요 위협 요인입니다. 위크레메싱헤 대통령은 이러한 위협에 대비해 경제 개혁에 법적 보호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케냐 대통령, 대규모 시위 후 세금 인상안 철회 발표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광범위한 세금 인상을 포함한 재정법안 서명을 거부하고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전날 발생한 대규모 시위에서 최소 23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부상당한 후의 발표입니다. (NYT)

  • 시위대는 의회 건물에 난입하여 일부를 방화했으며, 경찰은 최루 가스와 실탄으로 대응했습니다.
  • 루토 대통령은 처음에는 시위대를 “위험한 범죄자들”이라고 비난했지만,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루토 정부는 세금 인상이 국가 부채 상환과 경제 안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 시위는 주로 젊은층이 주도했으며, 소셜 미디어를 통해 조직되었습니다.

NYT가 케냐의 현재 경제 상황을 정리한 기사도 같이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 케냐의 최근 시위는 세금 인상안에 대한 반발이지만, 근본 원인은 정부의 막대한 부채입니다.
  • 케냐의 공공 부채는 GDP의 약 75%에 달하며, 세수의 27%가 이자 지급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 윌리엄 루토 대통령은 시위 후 세금 인상안을 철회했지만, 이로 인해 국가 재정은 더욱 불안정해졌습니다.
  • 아프리카 대륙의 절반 이상의 국가들이 보건이나 교육보다 이자 지급에 더 많은 비용을 쓰고 있습니다.
  • 케냐의 외국 채권자 중 세계은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중국도 상당한 액수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NATO 새 사무총장은 ‘트잘알’

널리 예상된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마크 루테 네덜란드 총리를 차기 사무총장으로 승인했습니다. 루테 총리는 9월 30일 현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임기가 끝난 후 32개국 동맹을 이끌게 됩니다. WSJ가 루테 총리의 프로필을 실었습니다.

  • 루테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크게 변화한 NATO를 이어받게 됩니다. 그는 동부 국경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국의 지속적 지원이 불확실해지는 상황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 루테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반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으며, 네덜란드의 군사비 지출 증가를 주도했습니다.
  • 그는 트럼프 대통령 시절 여러 차례 만난 경험이 있어,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NATO의 가장 강력한 회원국 지도자와 어느 정도 친숙성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팔레스타인 병합을 꿈꾸는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

포린폴리시가 이스라엘의 극우 정당 ‘종교 시오니즘’의 대표이자 재무장관인 베잘렐 스모트리치를 소개하는 기사를 냈는데 서안 지구(웨스트뱅크)의 사실상의 병합을 추진하고 있다는군요.

  • 스모트리치의 궁극적 목표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붕괴를 유도하여 이스라엘이 전체 서안 지구를 통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는 재무장관으로서의 권한을 이용해 PA에 대한 자금 지원을 차단하고 있으며, 국방부 장관으로서 정착촌 확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 한편, 극우 정치인들의 정책으로 인해 서안 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불법 행위가 증가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공격도 급증했습니다.

이스라엘의 극우파는 하마스 같은 팔레스타인 극렬분자 못지 않게 중동 평화에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사실 저도 네타냐후 외에는 이스라엘 정계의 동향이나 주요 정계 인사들에 대해서는 까막눈인데 스모트리치 같은 인물들의 움직임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겠어요.

미국 기업에게 인도가 중국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미중 갈등으로 ‘디커플링’부터 ‘디리스킹’까지 많은 논의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의 대체 지역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건 인도죠. 사실 그동안 자주 나왔던 이야기이긴 한데 이번에 NYT가 다시 다루고 있습니다.

  • 가장 중요한 건 노동력인데 인도는 여기서 매우 매력적이죠. 인도는 약 10억 명의 근로 가능 인구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일자리는 4억3000만 개에 불과합니다.
  • 하지만 중국에 비해 인도의 한계도 아직 두드러집니다.
    •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규제 간소화와 산업 진흥을 통해 제조업 성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 인도의 기본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여 원자재와 완제품의 이동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 미국 기업들은 인도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중국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급격한 전환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들 중 40%가 다른 국가로 투자를 전환하고 있거나 계획 중입니다.
    • 동남아시아와 멕시코도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규모면에서 중국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논평: 미국 기업의 고민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건 애플의 사례입니다.

  • 애플은 십여 년 전부터 자기네 공급망이 너무 중국에 의존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공급망 다각화를 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베트남과 인도 쪽으로 계속 공급망을 넓혀보려고 했죠.
  • 애플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들의 이런 시도를 살펴보면 ‘저렴한 노동력’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은 강력한 관료제가 기업을 위한 제도 정비나 인프라 구축까지 빠르게 제공할 수 있었던 반면 인도는 관료제가 부패만하고 힘이 별로 없죠.

인도가 의외로 제약(주로 카피약이나 백신 양산) 부문도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데 몇 년 전에 감기약 퀄리티 컨트롤이 안 돼 아프리카, 동구권 어린이들이 감기약을 먹고 죽는 사건도 여럿 있었습니다. 정밀공업에 대한 퀄리티 컨트롤에도 의구심이 들 수 밖에요.

오젬픽, 이번엔 불임 치료 효과?

대체 오젬픽의 기적은 어디까지일까요. 체중 감량 및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과 위고비 사용 후 예상치 못한 임신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Nature)

  • 과학자들은 이 약물들이 불임 치료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보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 GLP-1 약물은 음식과 약물이 위에서 장으로 비워지는 속도를 늦추어, 경구 피임약의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동물 실험에서 GLP-1이 황체형성호르몬(LH) 생성을 자극하고 배란을 촉진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 최근 연구에서는 장내 세균이 자연적인 GLP-1 생성을 조절하고 난소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 과체중과 비만은 종종 호르몬 불균형이나 염증으로 인한 월경 주기 장애를 유발합니다.
  • 18~25세 연령대에서 GLP-1 처방을 받은 사람 중 75% 이상이 여성이었습니다.

이전에는 오젬픽(GLP-1 계열 약물 모두에 적용됩니다)이 심혈관 질환, 치매에도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나온 적 있죠. 이제 탈모 개선 소식만 나오면 되겠네요.

UAE,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포로 교환 중재

아랍에미리트(UAE)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180명의 전쟁 포로 교환을 중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중재는 올해 들어 다섯 번째로, UAE 외교부는 양국과의 특별한 관계와 파트너십을 활용한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Arab News)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의외로 상당한 외교 강국입니다. 작년에 PADO에서 사우디와 UAE의 외교 노력을 소개하는 FT 기사를 소개했어요.

벤앤제리스 창업자들 ‘정치적 활동, 비즈니스에 도움 된다’

한국에서도 인기 많은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의 창업자들이 WSJ와 인터뷰를 했는데 벤앤제리스의 정치적 활동activism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 벤앤제리스는 1978년 창업 이래 사회활동social activism을 브랜드 정체성의 일부로 삼아왔고 2000년 유니레버에 인수된 이후에도 독립적인 이사회를 통해 사회적 미션을 유지해왔습니다.
  • 최근 몇 년간 일부 소비자와 투자자들은 벤앤제리스의 정치적 발언에 불만을 표시해왔지만 창업자 벤 코헨과 제리 그린필드는 기업의 사회적 활동이 오히려 회사의 성공에 기여한다고 주장합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논평: 특정 브랜드의 경우 이런 액티비즘이 사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그 반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 벤앤제리스를 인수한 유니레버도 처음에는 액티비즘을 긍정적으로 보고 다른 브랜드에도 비슷한 전략을 취했지만 제대로 풀리지가 않아 이를 포기했다고 해요. 심지어 이번에 유니레버의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을 분리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WSJ가 벤앤제리스를 만난 것도 바로 이 문제 때문이었고요.)
  • 그저께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요즘 미국의 문화전쟁 전선은 ‘우파의 반격’이 두드러집니다. 그동안 너무 좌파쪽 이슈를 세게 몰아붙인 탓에 나오는 반작용이랄까요? 버드 라이트가 겪은 사건이 특히 임팩트가 컸죠. 그래서 요즘은 미국 기업들이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말하는 걸 피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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