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향하는 네타냐후, 바이든 재선에는 악재 / 트럼프를 지지하는 흑인 유권자?

미국으로 향하는 네타냐후, 바이든 재선에는 악재 / 트럼프를 지지하는 흑인 유권자?
(U.S. Embassy Tel Aviv)

네타냐후가 인터뷰에서 전쟁 장기 계획을 밝혔는데 아무래도 중동의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되겠습니다. 미국 대법원이 미성년 성전환 치료에 대해 판결을 내리기로 했고요. 그밖에도,

  • 네타냐후의 미국 방문은 바이든에게 독이 될 듯
  • 새로운 EU 디지털 경쟁법의 첫 타자는 애플
  • 후티 반군의 공격 강화로 글로벌 공급망 다시 긴장
  • 다게스탄 공격 사건, 러시아의 대규모 테러 재발 우려 고조
  • 트럼프를 지지하는 흑인 유권자?
  • 필리핀, 남중국해에서 대중국 입장 완화

같은 소식들이 있습니다. 2024년 6월 25일의 세계, 함께 살펴보시죠.

—에디터 김수빈 드림

네타냐후의 전쟁 장기 계획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작년 10월 7일의 하마스 공격 이후 처음으로 히브리어로 가진 인터뷰에서 중동 지역의 장기 분쟁 계획을 밝혔습니다. (FT)

  • 가자 지구에서의 전투 지속, 인질 송환을 위한 영구적 휴전 거부,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잠재적 분쟁 확대 가능성 등을 언급했습니다.
  •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핵심 요구를 거부하며, 일부 인질 송환을 위한 "부분적 합의"는 가능하지만 "하마스가 온전한 상태로 있는 한" 전쟁을 중단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가자 지구에서의 고강도 군사 작전이 "몇 주 내"에 종료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후에도 저강도 군사 작전은 무기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레바논 국경 지역에 대해서는 향후 이스라엘군을 재배치할 계획이며, 외교적 해결이 불가능할 경우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되겠습니다. 심지어 레바논(헤즈볼라)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큽니다.

  • 현재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이코노미스트 국방 에디터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스라엘 현지에서는 헤즈볼라와의 전쟁을 거의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하네요.

네타냐후의 미국 방문은 바이든에게 독이 될 듯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7월 24일 미국 의회에서 연설할 예정인 가운데,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오랜 지지와 가자 지구에서의 이스라엘 군사 작전에 대한 우려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AP)

  • 9년 전 네타냐후의 의회 연설 때 약 60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그 수가 훨씬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존중으로 참석하겠다고 밝혔지만, 더 많은 의원들이 불참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 한편, 네타냐후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 간의 긴장 관계도 공개적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이스라엘 내에서도 네타냐후 정부의 전쟁 수행 방식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반목이 깊어지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에는 도움이 안 됩니다. 이번에 네타냐후를 초청한 건 공화당 의원들로, 아무래도 '계략'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 대법원, 미성년자 성전환 치료에 대해 심리하기로

미국 대법원이 테네시주의 미성년자 대상 성전환 치료 금지법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소송을 심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약 24개 주에서 시행 중인 유사한 법률의 합헌성을 판단하는 첫 사례가 될 것입니다. (WSJ)

  • 바이든 행정부는 테네시 법이 성별 위화감 치료에만 의료 요법을 금지하고 다른 조건에는 허용함으로써 평등한 대우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테네시주는 이 법이 입증되지 않은 위험한 치료로부터 아동을 보호한다고 반박합니다.
  • 약 24개 주에서 미성년자 대상 성전환 치료를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습니다.
  • 이 사건은 2025년 봄에 판결이 예상되며, 트랜스젠더 권리에 관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이 될 수 있어 앞으로 트랜스젠더의 화장실 사용이나 운동 경기 참가(남성이었다가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가 여성 대회에 나가 상을 휩쓰는 게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죠) 등의 문제에도 중대한 선례가 될 것입니다.

트랜스젠더 이슈는 미국의 소위 '문화전쟁culture war'의 최전선 중 하나죠. 미성년자의 성전환 치료 문제는 특히 뜨겁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분석: 저는 미국의 문화전쟁의 현 상태를 '우파의 반격'으로 봅니다.

  • 여성인권, 트랜스젠더, 인종차별 등등 미국 문화전쟁의 주요 이슈는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지난 수십 년간 좌파가 주도해 왔습니다. 보통 좌파가 보편평등한 인권을 지향하는 편이고 관련 현상들을 설명하는 문화이론이나 사회학 이론 모두 좌파가 갈고 닦아온 것들이라 우파에 비해 훨씬 설득력과 영향력이 강하죠.
  • 그런데 근래에는 좌파 일각에서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도) 과도한 접근법을 택하는 사례가 늘면서 우파들에게 반격의 빌미를 주고 있습니다.
    • 헐리우드 영화에서 과도하게 인종 문제를 캐릭터들에게 적용해서 논란이 된 사례들은 다들 하나쯤 기억하실 겁니다.
  • 미성년자 성전환 치료 문제도 그 중 하나입니다. 미성년자들은 성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이런 저런 혼란을 겪기 일쑤입니다. 그렇지만 그 모든 혼란이 성전환 치료의 필요성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죠.
    • 치료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충분한 검토 없이 상담을 받는 미성년자들에게 호르몬 치료 등을 권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 이렇게 호르몬 치료를 받았던 미성년자들이 훗날 성인이 되고 나서 큰 고통을 겪는 사례가 많다보니 심지어 미국에서 좌파 계열로 분류되는 매체에서도 이런 문제를 제기하곤 했습니다.
  • '우파의 반격'이라고는 했지만 우파가 문화전쟁의 여러 전선에서 좌파 대비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한 사상적 체계나 분석틀을 제공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장기적으로는 기존의 좌파 우위 형세가 유지되면서 좀 더 보편적인 사람들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쪽으로 균형을 잡지 않을까 전망합니다.

새로운 EU 디지털 경쟁법의 첫 타자는 애플

유럽연합(EU)이 새로운 디지털 시장법(DMA)에 따라 애플에 첫 혐의를 제기했습니다. 이는 애플의 앱스토어 규칙이 개발자들의 가격 정보 제공과 고객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제한한다는 내용입니다. (WSJ)

  • EU는 애플이 앱스토어 외부 거래에 대해 부과하는 수수료가 필요 이상으로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 최종적으로 위반이 확정될 경우 애플은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습니다. EU는 2025년 3월 말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며, 애플의 새로운 '핵심 기술 수수료' 도입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유럽이 여전히 다른 나라보다 잘하는 건 명품(어제 에르메스 버킨백 이야기도 했죠?)이랑 규제 정도 같습니다. 유럽연합이 단일 시장으로는 구매력이 세계 최고이기 때문에 유럽 규제를 받으면 제아무리 애플 같은 기업이라도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 규제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애플이 최근 들어서야 아이폰에서 라이트닝 포트를 버리고 USB-C를 택한 것도 유럽의 규제 덕분이죠. 요즘 같이 빅테크가 국가도 업신여기는 시대에는 유럽연합이 고맙기도 해요. (한국 공무원들도 유럽연합 규제 나오면 열심히 따라한다고 하죠.)
  • 그런데 규제가 너무 많거나 경쟁을 저해하는 경우가 생기면 아무래도 문제가 되죠. 혹자들은 유럽과 미국의 경제적 격차가 최근 20년 사이 더 크게 벌어진 이유 중 하나로 규제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고요.

후티 반군의 공격 강화로 글로벌 공급망 다시 긴장

예멘의 후티 반군이 수에즈 운하로 향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해운 비용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제품 부족과 배송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NYT)

  • 중국에서 유럽으로 40피트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비용이 10월 이후 약 1200달러에서 7000달러로 증가했습니다.
  • 이러한 상황은 팬데믹 시기의 공급망 혼란을 연상시키며,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으로 인한 수에즈 운하 우회
    • 파나마 운하의 가뭄으로 인한 선박 통과 제한
    • 미국 동부와 걸프 해안, 독일 항구의 노동자 파업 위협
    • 캐나다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 가능성

다게스탄 공격 사건, 러시아의 대규모 테러 재발 우려 고조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지역에서 발생한 경찰서와 종교 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최소 20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는 14년 만에 이 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공격으로,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이 지역을 휩쓸었던 폭력을 상기시킵니다. (NYT)

  • 이번 사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의 안보 역량이 약화된 상황에서 발생했습니다. 공격자들은 마하치칼라와 데르벤트 시의 경찰서, 유대교 회당, 정교회 교회를 목표로 삼았으며, 희생자 중 15명이 경찰관이었습니다.
  • 러시아 당국은 이번 공격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지만, 범인들의 동기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은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골몰하면서 내부 안보 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시켰습니다.

  • 3월에 모스크바 근처에서 발생한 콘서트홀 공격으로 145명이 사망했습니다.
  • 작년 10월에는 텔아비브에서 출발해 다게스탄에 도착한 비행기에 유대인 승객을 찾는 폭도들이 난입했습니다.
  • 이달 초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테러 혐의로 구금된 수감자들이 짧은 폭동을 일으켰습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흑인 유권자?

트럼프를 지지하는 흑인 유권자라니, 얼핏 보기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조합이지만 어느 정도는 현실입니다. CNN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흑인 유권자가 2020년의 7%에서 2024년에는 21%로 상승했어요.

트럼프도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시의 강력범죄 증가를 거론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바이든이 망쳐놓은 치안을 복원하겠다는 식으로요. (로이터)

  • 공화당 의원 바이런 도널즈는 트럼프가 이번 선거에서 흑인 표의 14~18%, 심지어 25%까지 얻을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는 흑인 표 12%를 얻었습니다.
  • CNN의 여론조사 분석가 해리 엔튼은 특히 50세 미만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민주당 지지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 미국 도시의 치안 문제는 아이러니한 부분도 있어요. 민주당 계열에서 치안 부문에 예산을 삭감한 것을 트럼프는 거론하는데 실은 이게 BLM 운동의 일환으로 나온 '아예 경찰을 없애라'라는 요구를 민주당 일각에서 받아들였기 때문이거든요.
    • 흑인 차별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한 운동의 요구를 받아들였다가 오히려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게 되었다는 게 아이러니하죠.
    • 미국 경찰의 문제는 심각하지만 그것을 경찰을 해체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이 또한 좌파 일각의 과도한 주장으로 발생한 '역풍'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필리핀, 남중국해에서 대중국 입장 완화

필리핀 정부는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충돌 사건을 미국과의 방위조약을 발동시킬 수 있는 "무력 공격"으로 분류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

  • 루카스 베르사민 행정부 장관은 이 사건을 "오해나 사고"로 표현했습니다.
  • 동시에 필리핀은 세컨드 토마스 암초의 군사 전초기지 보급 일정을 사전에 공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 결정이 "모든 당사자의 최선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베르사민 장관은 중국이 필리핀의 보급 임무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었던 것이 최근 충돌의 원인이 되었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미-중 갈등을 더욱 고조시키지 않으려는 신중한 접근법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필리핀 국내적으로는 이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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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ie La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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