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러를 들었다 놨다... 베트남의 '대나무 외교' / 이스라엘 군부도 네타냐후와 갈등

미·중·러를 들었다 놨다... 베트남의 '대나무 외교' / 이스라엘 군부도 네타냐후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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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과 김정은이 제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지... 보란듯이 '상호방위조약' 수준의 문구를 넣었네요. 한편 푸틴의 베트남 방문 성과는 북한 방문에 비해 초라했습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헤즈볼라와도 본격적으로 충돌할 분위기를 보이는 가운데, 이스라엘 군부도 정치 리더십에 대한 불신을 공개적으로 드러냈습니다.

2024년 6월 21일의 세계, 함께 살펴보시죠.

—에디터 김수빈 드림

러시아-북한의 군사동맹 강화, 주변국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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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우려를 표명했고요. FT 보도입니다:

  • 공개된 협정문 전문을 보면 1961년 소련과 북한 간 체결된 냉전 시대의 상호방위조약을 연상시키는 강력한 동맹 관계를 나타냅니다. 양국이 침략을 받거나 전쟁 상태에 놓일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체 없이" 군사 및 기타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UN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불법적 행위"라고 비난하며 이에 저항하는 북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상호방위조약' 수준의 문구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제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문구만으로 보면 충분히 상호방위조약으로 볼 수 있겠어요.

하지만 이게 실제로 구현 가능한 것이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러시아나 북한이나 현재 동맹국에 군사 개입을 할 수 있을 여력은 없습니다.

주변국의 반응: 한국 외교부는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이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으며,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우리나라와 지역을 둘러싼 안보 환경을 고려할 때 심각히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 중국은 이번 협정에 대해 "두 주권국가 간의 일"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으나, 북한에 대한 영향력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 지원에 대응해 북한에 정밀 무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 NATO의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북한이 러시아에 "엄청난 양의 탄약"을 제공했다고 지적하며 권위주의 국가들의 연대 강화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북한에 훨씬 못 미쳤던 푸틴의 베트남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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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푸틴의 베트남 방문 성과는 북한에 비해 훨씬 부족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하여 무역, 교육, 에너지,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NYT 보도입니다:

  •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어 푸틴 대통령이 미국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하지 않도록 신중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강한 양국 간 군사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이번 방문에서는 무기 조달이나 방위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는 자제했습니다.
  • 베트남은 푸틴 대통령에게 환영식을 통해 국제적 정당성을 부여했으며, 베트남과 러시아의 오랜 이념적 역사를 재확인했습니다. 이 방문은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제재와 고립 속에서도 여전히 국제적으로 수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시도였습니다.

다시 주목 받는 베트남의 '대나무 외교'

최근 바이든, 시진핑, 푸틴이 모두 몸소 방문한 나라가 바로 베트남입니다. FT가 베트남의 '대나무 외교'를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 지난 9개월간 베트남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연이어 맞이하며 뛰어난 외교적 균형을 과시했습니다. 이는 베트남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그 중요성을 공고히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베트남은 오랜 독립적이고 다각화된 외교 정책을 바탕으로 '대나무 외교'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는 강한 뿌리, 튼튼한 줄기, 유연한 가지를 가진 대나무에 비유되는 전략으로, 모든 국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베트남은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 및 그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시켰습니다.
  • 미국은 푸틴의 베트남 방문에 실망을 표명했지만, 베트남과의 관계는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베트남이 갖는 강점 덕분이기도 합니다.

  • 베트남은 애플 등 기업들이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 다각화 목적지로 선호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 2023년 베트남의 외국인 직접 투자액은 366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베트남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고 러시아는 최대 무기 공급국이라는 미묘한 상황에서도 줄타기를 잘하는 베트남 외교가 부럽긴 합니다.

이스라엘 군부도 네타냐후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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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하마스 완전 파괴 목표가 달성 불가능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군부와 정부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습니다. WSJ 보도입니다:

  •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군사 및 통치 능력 파괴를 전쟁의 주요 목표로 설정했지만, 군부는 하마스를 대체할 새로운 통치 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갈등은 8개월 이상 지속된 전쟁 동안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광범위한 지역을 침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마스가 재구성되는 현상을 목격한 데서 비롯됩니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휴전 제안을 거부하고 있으며,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했다고 비난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와도 새로운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 레바논의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어 중동 전체가 더 큰 분쟁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원래도 이스라엘은 군인들이 정치적인 입장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편입니다. 네타냐후의 극우파 정책에 반발하는 예비군들이 공개적으로 시위에 나서거나 예비군 소집에 불응하는 일도 많았고요.

그런데 아예 군 대변인이 공개적으로 총리의 발언을 반박하는 상황은 '어나더 레벨'이죠. 그만큼 정치 리더십에 대한 군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겁니다. 군 일각에서는 네타냐후가 가자지구의 (정치적) 정리를 군에게 떠맡길까 우려하고 있다고도 하네요.

유럽 극우파, 더는 유럽연합에 실존적 위협 아니다

blue and yellow star fl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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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조기 총선을 발표한 후,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의 승리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유럽 금융 시장이 동요했습니다. 그러나 WSJ는 극우 정당들이 EU 탈퇴에서 내부 개혁으로 목표를 전환함에 따라, 그들의 승리가 EU나 유로화의 존속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 국민연합을 포함한 유럽의 극우 정당들은 최근 EU 탈퇴 주장을 철회하고 EU 내에서의 개혁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 이는 브렉시트의 정치적, 경제적 혼란과 유로화의 정치적 인기로 인한 결과입니다.
  • 그러나 이들 정당은 여전히 이민 정책에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으며, EU 의사결정을 내부에서 마비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차기 NATO 사무총장,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 사실상 확정

네덜란드의 마르크 뤼테 총리가 NATO의 다음 사무총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NYT의 보도입니다:

  • 루마니아의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이 NATO 사무총장 후보 경쟁에서 사퇴하면서, 뤼테 총리의 선출이 사실상 확정되었습니다.
  • 뤼테 총리는 2022년 이후 30억 달러 이상의 네덜란드 군사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뤼테 총리는 러시아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 NATO 전체의 민주주의와 국가 주권을 보존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NATO의 주요 메시지를 점점 더 강조해왔습니다.
  • 그러나 그는 러시아나 NATO 내 러시아의 몇 안 되는 동맹국들과 거래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는 2021년 헝가리의 LGBT 관련 정책을 비판하며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갈등을 빚었지만, 최근 화해했습니다.
  • 뤼테 총리는 이민자와 난민에 대한 네덜란드의 망명 정책 문제로 인해 지난해 7월 재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노동자의 마음을 읽는 경제학자

데이비드 오터 MIT 교수는 세계적인 노동경제학자인데 이번에 WSJ가 그의 프로필 기사를 실었네요.

  • 데이비드 오터는 현대 노동 시장을 이해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경제학자입니다. 그의 연구는 컴퓨터 시대의 도래가 중산층 일자리에 미친 영향, 중국의 부상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미친 충격, 그리고 최근에는 팬데믹 이후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 등을 다루었습니다.
  • 오터 교수의 연구는 현재 백악관의 주요 노동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중국 쇼크 2.0'에 대한 대응과 인공지능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정책 수립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는 AI가 저숙련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안 읽어보셨다면 AI와 일자리의 미래에 대한 오터의 상세한 기고문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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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ie La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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